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0.22.


《오만한 제국》

 하워드 진 글/이아정 옮김, 당대, 2001.1.9.첫/2001.6.20.3벌



읍내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큰아이는 시골버스에서 시골 푸름이가 쏟아내는 사납말(욕설)이 거슬리다고 한다. 길거리에 가득한 부릉이가 내는 시끄러운 소리로 여기면서 노래를 듣는다. 저녁에 큰아이하고 얘기한다. “고흥 같은 시골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네 또래라 할 푸름이 입에서 사납고 거친 말씨가 쏟아진단다.” “그래요? 그런데 나한테는 사납거나 거친 말씨가 뭔 소리인지 안 들리는데요? 그냥 시끄러울 뿐이라 노래를 들어요.” 큰아이 말을 곰곰이 생각한다. 어버이가 사납말이나 거친말을 아예 안 쓴다면 아이는 ‘사납말·거친말’을 아예 모를 만하고, 누가 이런 말을 해도 귀에 안 들어오거나 그저 스쳐 지나갈 만하다. 버스가 지나가건 말건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까닭이 없듯. 고흥읍에 붕어빵장수는 꼭 한 분만 남는다. 사람들이 허벌나게 줄을 선다. 한 시간을 기다려도 못 산다. 바람맛을 느끼며 별잔치 미리내를 누린다. 《오만한 제국》을 새삼스레 되읽는다. 스무 해 만에 되읽으니, 그동안 춤추거나 뒤바뀌는 푸른별 얼거리하고 맞물려 꽤 재미있다. 글님이 겪은 싸움판(전쟁) 이야기를 오늘날에도 들려줄 글바치가 있을까? 글순이도 글돌이도 싸움터(군대)를 겪은 일이 없어 아예 글로 안 쓸 수 있겠다고 느낀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