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11.12.

오늘말. 잠자리


몸을 섞기에 사랑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둘이 같다면 굳이 다른 낱말을 쓰지 않아요. 살을 섞거나 안는 몸짓을 넘고, 달콤하게 느끼는 자리를 넘어, 오롯이 한동아리로 흐르는 길이기에 사랑이라 합니다. 사랑은 늘 사랑이기에 따로 사랑질이나 사랑짓이라 하지 않아요. 사랑놀이라고 말할 적에도 사랑하고는 멉니다. 생각해 봐요. ‘눈먼사랑’은 사랑일 수 없습니다. 사랑에는 미운사랑도 좋은사랑도 없습니다. 언제나 그대로인 숨결이기에 사랑입니다. 한이불이나 잠자리를 넘는 마음을 헤아립니다. 하룻밤으로 그치는 삶이 아닌, 새롭게 숲빛으로 어울리는 나날을 돌아봅니다. 뒹굴다 사라지는 불쏘시개가 아닌, 고이 품고서 언제까지나 빛나는 길을 살핍니다. 스님채에 깃들어 마음을 다스리는 사랑이 있고, 또래나 동무를 마음으로 아끼면서 피어나는 사랑이 있어요. 사랑은 순이돌이를 가리지 않습니다. 아이어른 사이에도 사랑이 있고, 풀꽃나무나 들숲바다하고 어우러지는 자리에도 사랑이 있어요. 사랑으로 가는 슬기로우면서 즐겁고 상냥한 몸짓하고 마음밭하고 말빛일 적에 비로소 ‘사람’이리라 봅니다. 그러안아 녹이고 씨앗으로 북돋울 사랑입니다.


ㅅㄴㄹ


몸섞다·살섞다·섞다·안다·그러안다·껴안다·끌어안다·부둥켜안다·자다·뒹굴다·품다·어우러지다·어울리다·같이자다·함께자다·잠자리·한이불·하룻밤·밤·밤일·단꿈·달달꿈·달콤꿈·달콤하다·달달하다·하나되다·한동아리·한몸·한덩이·사랑·사랑놀이·사랑짓·사랑짓기 ← 동침, 성행위, 섹스, 성관계, 성교(性交), 육체관계, 운우지정, 운우지락, 정분(情分), 정사(情事)


중집·중채·스님집·스님채 ← 요사(寮舍), 요사채


또래·동무·사람·바퀴 ← 총사(銃士)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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