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 여자 분홍 남자 내일을여는어린이 21
김경옥 지음, 홍찬주 그림 / 내일을여는책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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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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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이돌이는 미운이일 수 없습니다. 순이가 돌이를 미워해야 하지 않고, 돌이가 순이를 미워해야 하지 않아요. 우리 발자취를 돌아보면, 고려 무렵까지는 순이돌이를 갈라놓거나 누구를 위에 세우려 하지 않은 얼거리를 엿볼 만하나, 조선 무렵부터 순이돌이를 갈라놓고서 순이를 짓밟는 나라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수렁에서도 순이는 아이를 오롯이 사랑으로 낳았고, 시골에서 흙짓는 수수한 돌이도 순이하고 사랑으로 보금자리를 일구었습니다. 《파랑 여자 분홍 남자》를 펴면, 처음부터 끝까지 순이돌이가 싸우고 삿대질하고 으르렁거립니다. 끝을 맺도록 아무런 앙금을 풀지 않아요. 이 책을 읽을 어린이는 무엇을 볼까요? 우리는 순이랑 돌이로 갈라서 끝없이 싸워 어느 쪽이 위에 올라서야 하는구나 하고 느끼면 될까요? 제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하고 ‘이원수’ 글꽃(문학)을 새로 읽고서 어린이글꽃을 쓰기를 바랍니다. 미워하는 씨앗만 심어서 갈라치기만 해서는 죽음길만 있습니다.


ㅅㄴㄹ


《파랑 여자 분홍 남자》(김경옥 글·홍찬주 그림, 내일을여는책, 2021.5.23.)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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