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0.16.


《행복한 왕자》

 오스카 와일드 글/이지민 옮김, 창작과비평사, 1983.12.25.



살짝 더운 한가을 날씨이다. 땀이 송글송글 돋으니 살짝 덥다고 말하지만, 이 가을볕은 나락도 열매도 한층 달콤하고 깊도록 어루만지는 기운이다. 이 한가을 더위를 머금고서 가을풀이 기운을 내고, 곁에서 풀벌레노래가 흐른다. 시월 풀노래는 시월까지는 들을 수 있겠지. 십일월까지 풀노래를 바라기는 어려울는지 모른다. 작은 풀개구리가 곳곳에서 톡톡 튄다. 저녁에 읍내로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집으로 돌아오는 시골버스에서는 시끄럽던 시골 푸름이가 어느새 잠들어 조용하다. ‘이야기·수다’는 나쁠 까닭이 없다. ‘떠들기(떠버리)’가 얄궂을 뿐이다. 《행복한 왕자》를 새로 읽었다. 이미 몇 벌을 되읽은 이야기인데, 새로 읽을 적마다 그야말로 새롭다. 우리는 일본사람이 일본말로 옮긴 틀을 그대로 따서 “행복한 왕자”로 쓰지만, 우리 삶결로 바라본다면 “즐거운 아이”쯤이 맞다. 온누리 모든 아이는 맑게 반짝이는 눈길로 둘레를 사랑할 줄 알고, 어깨에 작은새를 앉혀 속삭일 줄 안다. 온누리 모든 아이는 밝게 피어나는 생각으로 이 별을 아낄 줄 알고, 작은새랑 노래하면서 어리석은 어른을 부드러이 달래어 살림꽃을 피우도록 북돋울 수 있다. 오스카 와일드 님이 쓴 글을 제대로 헤아리는 이웃님이 틀림없이 있겠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