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사냥을 떠나자 (보드북 에디션)
마이클 로젠 지음, 헬린 옥슨버리 그림,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책 2022.10.31.

그림책시렁 1084


《We're Going on a Bear Hunt》

 Michael Rosen

 Helen Oxenbury

 Walker Books

 1989.



  두려울 일이란 없고, 무서울 까닭이란 없습니다. 눈을 감고서 바라보면 모든 일은 새롭고, 사랑으로 눈을 뜨고 마주하면 언제나 설렐 하루입니다. 우리말로는 《곰 사냥을 떠나자》로 나온 《We're Going on a Bear Hunt》입니다. 글·그림이 상냥하게 어우러지는 꾸러미라고 할 텐데, 아이어른이 들판 한복판에 고즈넉히 있는 숲집에서 어느 날 문득 길을 나선다지요. ‘곰사냥’이라 말을 하지만 막상 아이어른 어느 누구도 총칼을 쥐지 않았어요. 도시락조차 없이 맨몸입니다. 들을 가르고 물을 건너고 숲을 지나 드디어 동굴까지 이르지요. 아이어른이 마주한 곰은 사람들을 어느 날 불쑥 만나며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요? 깜짝 놀랐을까요? 깜짝 놀라 쫓아가면서 또 무슨 마음이었을까요? 총도 칼도 없는 맨몸인 사람들이 꽁지 빠지게 달아나는 모습을 보다가 빙그레 웃지 않았을까요? 아이어른은 ‘곰놀이(곰을 만나는 놀이)’를 하려고 노래하며 찾아갔고, 곰도 ‘사람놀이(사람을 만나는 놀이)’를 하려고 끝까지 함께하지 않았을까요? 먼먼 옛날부터 사람하고 새하고 짐승하고 헤엄이하고 풀벌레하고 벌나비하고 풀꽃나무는 서로 동무이자 이웃입니다. 어느덧 서로 동무요 이웃인 줄, 누구보다 사람 스스로 잊어버렸을 뿐입니다.


ㅅㄴㄹ

#WeareGoingonaBearHunt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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