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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돌밭 ㅣ 한티재시선 17
최정 지음 / 한티재 / 2019년 11월
평점 :
숲노래 노래책/숲노래 시읽기 2022.10.31.
노래책시렁 255
《푸른 돌밭》
최정
한티재
2019.11.11.
손으로 심어서 손으로 돌보고 손으로 거두면 얼마나 얻느냐고 핀잔하기 일쑤입니다. 빙그레 웃으면서 “많이 거두어 많이 먹어야 즐겁나요?” 하고 대꾸합니다. 오늘날 시골살림은 ‘흙을 안 만져도 서울(도시)에서 톱니바퀴(부속품) 노릇을 할 심부름꾼’을 잔뜩 거느리려는 나라 얼개를 그대로 드러냅니다. 시골에서 살림을 손수짓는 사람은 한 줌만 두고서, 몽땅 서울로 긁어모아서 풀꽃나무도 들숲바다도 잊어버리도록 내몰아요. 서울에 가득한 잿빛집(아파트)에서는 나물도 없고 열매도 없습니다. 잿더미에서는 싹이 안 틀 뿐 아니라 풀벌레도 새도 지렁이도 없습니다. 돈벌이는 많으나 살림이 없고, 삶이란 온통 다툼판이며, 사랑을 등진 나날이라 할 만해요. 《푸른 돌밭》은 책이름처럼 푸르게 돌밭인 곳을 차근차근 일군 나날을 옮긴 노래입니다. 더 빠르게도 더 느리게도 아닌, 오직 스스로 몸결하고 마음결을 헤아리는 하루를 되새기면서 적은 글줄입니다. 시골사람은 바보가 아닌 시골빛을 품은 사람입니다. 시골은 서울하고 먼 외딴 데가 아닌, 살림을 손수지으며 사랑을 스스로 노래하는 터전입니다. 우리는 아이들한테 뭘 보여주고 가르치는가요?
ㅅㄴㄹ
뭐, 청송이라구? 교도소? // 아니, 소나무가 많아 청송이래 / 별빛조차 푸른빛이야 (무섭지 않아?/20쪽)
너무 아늑해서 / 미련 없이 평생 잠든 척 / 번데기로 살고 싶었는지도 몰라 (번데기/11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