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넋/숲노래 책빛 2022.10.25.

책하루, 책과 사귀다 145 안 읽는다면



  해마다 나오는 어림셈(통계) 가운데 하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얼마나 안 읽느냐’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책을 참 안 읽는다’고 밝히는 어림셈이 안 옳다고 느껴요. ‘종이꾸러미’만 책일 수 없거든요. 바람하고 해하고 흙하고 풀꽃나무도 책입니다. 아이가 바라보는 어버이 눈망울도 책이요, 어버이가 마주하는 아이 눈빛도 책입니다. 왜 ‘종이꾸러미를 몇 자락 훑었느냐’ 하나만 ‘책읽기’로 따져야 할까요? “요즈음 사람들이 책을 참 안 읽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하고 묻는 분한테 “읽는 사람일 뿐 아니라 쓰는 사람으로서, 먼저 잘못했다고 빌고 싶습니다. 저 스스로 이웃님이 기쁘면서 새롭게 읽을 만한 책을 제대로 못 써낸 탓일 테니까요.” 하고 대꾸합니다. 이러고서 “요즈음 이웃님이 ‘즐겁게 삶을 두루 바라보고 누리도록 북돋우는 여러(다양한) 책’을 아직 모르기 때문일 수 있어서, 날개책(베스트셀러)이 아닌, 작고 수수한 책을, 이름이 그리 알려지지 않았어도 알차며 아름다운 책을 조금 더 마음을 기울여서 이웃님한테 이야기하고 알려주어야겠구나 하고도 생각해요.” 하고 보태지요. 몇 가지 책이 날개책이 되기보다는, 즈믄(1000) 사람이 즈믄 가지 책을 읽으며 다 다르며 새롭게 마음빛을 가꾸기를 빕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