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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찐만두 씨 ㅣ 사계절 그림책
심보영 지음 / 사계절 / 2021년 12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2022.10.24.
그림책시렁 1081
《따끈따끈 찐만두씨》
심보영
사계절
2021.12.10.
요즈음 어린이는 불을 볼 일이 없다고 할 만합니다. ‘인덕션’이라 하던가요? 왜 이 영어로 가리키는지 알쏭달쏭합니다만, ‘가스불’은 나쁘다고 여기면서 ‘전기불’을 쓰는 셈인데, 밥을 하든 국을 하든 뭐를 하든 참말로 불을 안 봐요. 하나부터 열까지 불이 없이 전기만 있는 서울살림입니다. 불을 피우지 않는 서울살이라면 아이들은 무엇을 보고 배우고 느끼면서 앞으로 삶길을 가다듬을까요? 불꽃을 볼 일이 없는 아이들은 밥짓기가 무엇인지 얼마나 느끼거나 맞아들일까요? 《따끈따끈 찐만두씨》를 펴면서 그림(캐릭터)을 이쁘장하게 그리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뿐입니다. 살림꾼인 어른이 아이들하고 둘러앉아 함께 반죽을 하고 속을 마련해서 찬찬히 빚는 만두가 아닌, 가게에서 사다가 얼려 놓고서 찌기만 하는 만두 이야기를 다루는데, 장난스러운 몸짓 몇 가지에서 무엇을 보아야 할까요? 그저 이쁜 그림만 본대서 그림책이 나쁠 까닭이 없어요. 그러나 불을 볼 일이 없이 자라나는 아이들은, 불뿐 아니라 별조차 볼 일이 없을 뿐 아니라, 낮에는 해를 볼 일이 없더군요. 비가 와도 빗물을 못 만지고, 눈이 와도 눈송이를 못 만져요. 이제라도 우리는 생각을 해야지 싶습니다. 서울살림(도시문명)을 이쁜 그림으로 꾸미기만 해도 그림책으로 내는 틀이 아닌, 시골이든 서울이든 들숲바다이든 살림을 밝혀야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