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모양 - 2023 북스타트 선정도서 보림 창작 그림책
이미나 지음 / 보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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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0.24.

그림책시렁 1082


《새의 모양》

 이미나

 보림

 2022.8.22.



  새는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잿터(도시)에 깃들기로 하면서 새가 살아갈 터전을 빼앗습니다. 삽차로 숲을 밟은 이들만 ‘새터’를 빼앗지 않아요. 삽질꾼(토목업자)도, 잿빛집(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이들도 새터를 빼앗습니다. 참새나 비둘기나 까마귀나 직박구리는 왜 서울 한복판에서도 살아갈까요? 뭇새는 숱한 사람들한테서 보금자리를 빼앗겼으나, 옛터를 떠날 수 없거든요. 그렇지만 사람들은 서울 한복판에서 용케 웅크리며 먹이를 찾는 크고작은 새를 썩 반기지 않습니다. 《새의 모양》을 가만히 읽었습니다. 우리말로 하자면 “새모습(또는 ‘새 모습’)”일 테지요. 아니면 “새깃·새깃털”이라 할 만합니다. ‘-의 모양’은 일본말이에요. 제비·참새·딱새가 둥지에 낳은 알을 보면, 이 그림책과 달리 대단히 작습니다. 이토록 자그마한 알에서 누가 깨어나랴 싶지만, 작은 씨앗 한 톨이 우람나무로 자라듯, 아주 작은 알에서 더없이 작은 숨결이 깨어나 온누리에 밝고 맑게 노래하는 빛으로 피어납니다. 서울사람이 새를 눈여겨보며 그림책으로 담으니 반갑습니다. 그러나 새알이 너무 커요. 무엇보다 ‘새를 사람처럼’ 안 그리기를 바랍니다. ‘새를 새처럼’, 아니 ‘새를 새 그대로’ 담아내면서 ‘새소리’를 듣는다면 붓결이 꽤 달랐으리라 봅니다. 새를 그저 새로 담으면 넉넉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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