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9.24.


《COWA!》

 토리야마 아키라 글·그림/이승원 옮김, 대원씨아이, 2022.7.31.



작은아이하고 다섯돌(오목)을 놓는다. 이기든 지든 무엇이 대수로울까. 눈을 틔우면 되고 눈길을 열면 넉넉하다. 암사마귀가 알을 잔뜩 밴 채 마당에서 허우적거리기에 작은아이더러 앵두나무 곁으로 옮겨 주라 했다. 나는 어릴 적에 으레 해보았으니 아이들이 손수 숨결을 느끼면서 옮기는 동안 손끝으로 삶빛을 맞아들여 주기를 바랄 뿐이다. 《COWA!》를 읽었다. 아이들한테도 건네주었다. ‘여러 사람’이 한마을을 이루면서 살아가고, ‘여러 사람’ 아이들이 같은 배움터를 다니면서 어울리면서, 서로 맺고 푸는 줄거리를 들려준다. 이런 그림꽃(만화)을 먼저 그려내었기에 나중에 《드래곤볼》을 그릴 수 있었구나. 《드래곤볼》이나 몇몇 그림꽃에는 응큼질을 섞지만, 《COWA!》는 응큼질을 안 섞었다. 그래, 이렇게 응큼질 없이 얼마든지 그릴 수 있잖은가? 구태여 응큼질을 넣어야 눈길을 받거나 이쁨을 받지 않는다. 서로 따사롭게 느낄 손길이 아니라면 모두 응큼질이다. 함께 손을 맞잡고 나아갈 새길이 아니라면 다 응큼짓이다. 머리에 뿔이 나도 사람이고, 피를 빨아먹어도 사람이고, 박쥐랑 비슷한 날개가 있어도 사람이고, 덩치가 우람나무만 해도 사람이다. 몸집이 작건 힘이 여리건 누구나 사람이다. 사람빛을 보기에 아름답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