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9.19.


《우리 동네, 구미》

 임수현·이진우·남진실 글, 삼일북스, 2022.7.25.



이른아침에 바깥마실을 가려니 우리 집 어린씨·푸른씨가 배웅해 준다. 포근히 안고 등을 토닥이고서 길을 나선다. 시골버스하고 시외버스에서는 살짝 눈을 붙였다가 노래꽃을 쓴다. 서울에 닿아 강동구 〈강동헌책방〉을 열 몇 해 만에 찾아간다. 늦게 여시는지 아직 닫혔다. 〈현대헌책방〉을 들르고서 〈서울책보고〉로 가서 9월치 ‘헌책집 들려주기(소개)’ 이야기를 찍고서 전철을 타고 부천으로 가는데 미어터진다. 이 틈새에서 조용히 책을 읽는데, 짝꿍(여자친구)이랑 수다를 떠는 젊은 사내가 자꾸 내 등짐을 발로 툭툭 찬다. 한마디 하려다 그만둔다. 부천 원미동 〈용서점〉에 닿아 ‘그림책이란 아름답지만 우리 그림책은 한참 멀었다’는 수다꽃을 편다. 《우리 동네, 구미》를 읽었다. 구미 〈삼일문고〉에서 펴냄터를 열어 처음 선보인 책이다. 뜻있게 태어난 책이요, 구미라는 고장을 찬찬히 짚는 대목은 돋보이는데, 글결이 딱딱하고 어렵다. 눈높이를 열너덧 살 푸름이한테 맞추어 쉽고 부드러이 적으면 아름다울 텐데. 책이 꽤 무거워 손목이 아프기에 저울에 달았더니 565그램이다. 종이 두께를 줄여 무게를 350∼380그램으로 낮춰야 비로소 쥘 만하리라. 모름지기 어깨힘을 빼야 일이 풀리고 글이 풀리며 생각이 풀린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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