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10.15.

숨은책 702


《ロシアの民謠》

 井上賴豊 글

 筑摩書房

 1951.10.20.



  오늘날 우리는 매우 비뚤어진 별에서 살아갑니다. 사람을 마구 죽이고 숲을 함부로 짓밟는 총칼(전쟁무기)을 끝없이 만들면서 ‘첨단과학’이란 이름을 붙일 뿐 아니라, ‘방위산업 수출’이라고까지 읊습니다. 적잖은 러시아사람은 제 나라 우두머리가 시키는 대로 총칼을 앞세워 이웃나라로 쳐들어갈 뿐 아니라, 이웃사람을 끔찍하게 죽입니다. 참말로 총칼로 어깨동무(평화)를 이룰까요? 총칼을 자꾸 만들기에 서로 때리고 미워하다가 죽이기까지 하지 않나요? 《ロシアの民謠》는 “附 ロシア民謠歌曲集”이라 붙이듯 러시아사람이 드넓은 숲과 들을 품고 살아오면서 스스로 지은 살림을 살며시 옮긴 노래가 무엇인가 하고 짚습니다. 언뜻 보면 메마르거나 추운 땅인 러시아일 테고, 곰곰이 보면 사이좋게 아끼고 손잡는 마음을 그리는 너른터인 러시아일 텐데, 스스로 싸움수렁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도 매한가지 아닐까요? 북녘도 남녘도 더 센 총칼을 만들거나 마련하려고 목돈을 씁니다. 남녘도 북녘도 러시아도 미국도 가난할 수 없어요. 총칼을 때려짓지 않으면 누구나 넉넉하게 살 만합니다. 싸움을 그치고, 우두머리를 쫓아내어, 들풀 같은 사람들이 들노래를 부르면서 들꽃내음을 마신다면, 가난도 배고픔도 없이 누구나 아늑하고 아름다울 테지요. 들노래를 잊기에 허수아비가 되어 총칼을 쥔다고 느낍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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