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사람노래 . 나혜석 2022.7.18.



살아가는 목숨은 다 같아

싱그럽고 푸르고 하늘같지

사람도 나무도 새도 벌레도

똑같이 숨쉬고 꿈꾼다


살림하는 길은 모두 같아

든든하고 알차고 숲같지

순이도 돌이도 아이도 어른도

나란히 일하고 쉰다


사랑하는 마음은 늘 같아

반짝이고 아름답고 꽃같지

어제도 오늘도 모레도 노상

누구나 품고 돌본다


나는 나를 그리겠어

스스로 서고 피어나도록

너는 너를 그려 봐

새롭게 서고 깨어나도록


ㅅㄴㄹ


나혜석(1896∼1948) 님 아버지는 ‘사내를 으뜸으로 섬기는(가부장제)’ 분이었으나, 딸도 아들도 똑같이 배울 수 있도록 길을 열었습니다. 나혜석 님은 배움터를 다니고 일본으로도 배우러 다녀오면서 ‘억눌린 순이(여성)’라는 굴레를 비로소 느끼고, 이 낡은 틀을 어떻게 깨부술 수 있을까 하고 늘 생각하며 그림을 그리고, 사랑을 찾아나섰습니다. 누가 위에 설 까닭이 없이 어깨동무하면 될 텐데, 나라도 마을도 집도 ‘힘(권력)’에 따라 굴러갔어요. 두 어버이(어머니·아버지)가 사랑으로 만나야 비로소 아이가 태어나고, 두 어버이는 한사랑으로 아이를 돌보며 온누리가 아름답게 깨어나요. 새길을 열려는 글·그림은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지만, 온누리를 돌아보며 스스로 새로 배우고, 저마다 홀로설 길을 노래하려 한 나혜석 님 마음빛은 고이 흐르고 잇는 작은 씨앗이 되었습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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