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9.8.


《100교시 그림책 수업》

 김영숙 글, 열매하나, 2022.8.23.



오늘은 마당하고 부엌을 치운다. 뒷간도 치운다. 이러고서 두 아이 등짐(가방)을 빨래한다. 두 아이 등짐을 새로 장만했으니, 오늘 빨래하는 예전 등짐은 고이 건사해야지. 이렁저렁 집일을 마무르고서 등허리를 토닥인다. 뜨거운 잎물을 마시면서 몸을 달랜다. 오늘도 볕이 넉넉하고 바람이 없다. 빨래하기에 즐겁고 이불이며 세간을 말리기에 넉넉한 하루이다. 곧 가을이 저물고 겨울이 올 테니 이 볕을 듬뿍 먹으라고 하늘이 사랑을 베푼다고 느낀다. 《100교시 그림책 수업》을 읽었다. 페스탈로치 님이 왜 어린배움터를 열려고 나라지기한테 조아렸는지를 잊은 일본 총칼나라(군국주의) 틀을 고스란히 받아들인 우리나라 배움얼개는 ‘배움터(학교)’라기보다 사슬터(감옥)이다. 이 사슬터에서 달삯쟁이로 머무는 이들이 무척 많다. 그러나 드문드문 길잡이 노릇을 하는 분들이 있다. 이 책을 여민 씨앗샘(김영숙) 님도 길잡이 가운데 하나이리라. ‘교사·선생’ 같은 일본스런 한자말을 둘레에서 불러 준대서 길잡이일 수 없다. 오롯이 사랑이란 마음으로 어린이·푸른이를 품고서 저마다 삶길을 스스로 짓도록 마음을 틔우는 배움판을 벌여야 비로소 길잡이란 이름을 쓸 만하다. 달삯만 받는 이들은 그저 벼슬아치에 돈바치이지 않을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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