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숲빛노래 . 회오리바람 2022.9.6.
소금을 품는 너른바다에서
헤엄노래를 지켜보다가
“뭍으로 가자!”고 생각하며
휙휙 날아오르는 물방울
바닷방울은 가벼우면서 크게
구름송이 구름밭 구름물결
다 다른 방울이 하나로
휘몰이로 춤사위이네
바람하고 놀면서 빙그르르
숲으로 찾아가며 뱅그르르
촉촉히 적시면서
말끔히 씻어내자
나는
큰바람 돌개바람 회오리바람
바다랑 하늘 파랗게 물들여
맑고 밝게 틔우는 숨길
+ + +
예부너 나락(벼)은 회오리바람을 두어 벌식 머금으면서 줄기를 튼튼히 세우고 알차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제 볏짚으로 새끼줄을 안 꼬고 짚신을 안 삼으면서 그만 나락이 ‘짧고 가는 줄기’로 자라도록 바꾸었어요. 멀디먼 맑은바다에서 일어난 ‘바닷방울 커다란 비바람’인 회오리바람입니다. 바다빛으로 이 땅을 맑게 씻고 북돋던 숨길을 차츰 잊어갑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