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9.3.
《언어의 탄생》
빌 브라이슨 글/박중서 옮김, 다산북스, 2021.6.30.
오늘도 비가 온다. 구름이 걷히고서 해가 나다가 다시 비가 오다가, 구름이 가득하다. 온갖 날씨를 하루에 보여준다. 읍내로 저잣마실을 다녀오고서 등허리를 편 뒤에 저녁나절에 책칸을 조금 추스른다. 《언어의 탄생》을 읽었다. “영어의 역사, 그리고 세상 모든 언어에 관하여”처럼 작은이름이 붙는데, 1990년에 나온 이 책은 영어로 “엄마말, 영어 이야기”라고만 나왔다. 우리말로 옮기면서 ‘-의 탄생’이라는 일본말씨가 되었고, 펴냄터에서는 “세상 모든 언어에 관하여”라 붙였으나, 막상 빌 브라이슨 님은 “영어 이야기”라고만 붙였다. 책을 읽는 내내 ‘말’ 이야기가 아닌 ‘영어’ 이야기뿐이라고 느껴 알쏭했는데, 영어책 이름을 살피고 보니 펴냄터에서 사람들 눈을 슬그머니 속인 셈이로구나 싶더라. 온누리 숱한 말 가운데 하나인 영어를 다룬 책인데 왜 “모든 말 이야기”라고 속이는 이름을 붙일까? 영어만 알거나 다루면 모든 말을 다 알거나 다룰 수 있다는 뜻인가? 우리말로 옮긴 적잖은 책은 펴냄터에서 이름을 슬쩍 바꾸거나 줄거리를 슬며시 건드리기도 한다. 좀 그러지 말자. 그렇지만 “한글과 우리말”이 어떻게 다른지 헤아리지 않는 사람이 많고 “한글과 훈민정음”을 옳게 가르지 못 하는 사람도 많으니 …….
#MotherTongue #theStoryoftheEnglishLanguage #BillBryson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