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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야
이승미 지음 / 월간토마토 / 2021년 4월
평점 :
숲노래 책읽기 2022.10.3.
읽었습니다 180
참으로 웬만한 분들은 ‘사랑’이란 낱말이 무엇을 뜻하거나 가리키는 줄 모릅니다. 사랑은 ‘좋아함·마음끌림’이 아니고 ‘연애’도 아니며 ‘살섞기(섹스)’도 아닙니다. 사랑은 “좋고 나쁘다는 마음을 모두 녹여서 하나로 따스히 포근히 달래면서 누구나 스스로 빛나도록 북돋우는 숨결”입니다.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야》은 자꾸 ‘사랑’이란 낱말을 아무 데에나 쓰지만, 글쓴이가 ‘밝꽃(과학)’이란 길을 간다면, 낱말을 하나하나 가려서 쓸 수 있기를 빕니다. 사랑이 아닌 ‘살섞기’를 다루는 여러 글꽃(문학)이 드러내는 우리 터전 민낯이나 속내를 읽어내는 길은 나쁘지 않아요. 그만큼 ‘고약한 사내틀(남성 가부장권력)’을 살섞기를 빗대어 들려줄 만합니다. 그러나 고약한 사내틀에는 아무런 사랑이 없습니다. 사내틀에 물들거나 따라가는 힘순이(여성권력자)도 똑같이 아무런 사랑이 없어요. ‘살섞기 글’이 아닌 ‘사랑글’을 찾아서 읽는 이웃님은 참으로 없을까요?
ㅅㄴㄹ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야》(이승미 글, 월간 토마토, 2021.4.26.)
글쓴이가 ‘살섞기(섹스)’ 이야기를
거침없이 꾸밈없이 적는다고 해서
‘솔직한 표현’이라 할 만한지 알쏭하다.
사랑이 왜 사랑인가를 살피지 않고
살섞기가 왜 살섞기인가를
더 들여다보려 하지 않고
그저 거침없거나 꾸밈없이 말하기만 한다면
‘국군의 날’이랍시고
“특전사 싸울아비가 칼·몽둥이를 휘두르며
놈(적군)을 때리고 죽이는 짓을
무술시범이란 이름을 붙여서
아이들 앞에서 버젓이 보여주는
썩은 나라 민낯”하고
똑같은 셈 아닐까?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