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9.1.
《아피야의 하얀 원피스》
제임스 베리 글· 안나 쿠냐 그림/김지은 옮김, 나는별, 2021.11.27.
집안을 치운다. 여럿이 함께 움직이니 빠르면서 수월하다. 낫을 쥐어 풀을 슥슥 벤다. 이럭저럭 일손을 추스른 뒤에 드러누워 쉰다. 어제 〈자연의 철학자들〉이라는 풀그림에서 이모저모 물어보는데 고단했다. 너무 서두르면서 이튿날 고흥으로 찾아와서 더 물어봐도 되느냐 하는데, 곁님하고 아이들한테 먼저 물어보겠다고 하면서 끊었다. 그들(방송국)은 구태여 ‘네 사람’을 다 찍으려 하는데, 왜 그래야 할까? 넷 가운데 셋은 안 찍히겠다고 밝혀, 우리가 고흥에서 짓는 여러 살림 이야기를 2015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찍고는 다 손사래쳤다.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이야기에, 책숲마실 다니는 이야기에, 책마루숲을 꾸리는 이야기에, 노래꽃 쓰는 이야기에, 걷거나 자전거 타는 이야기에, 풀꽃나무랑 노는 이야기만 해도 1시간을 채우기 빡빡해 보일 뿐 아니라, 숲노래 씨가 쓴 책을 하나라도 읽었다면 귀찮게 안 하리라. 제발 책을 좀 읽고서 물어봐야(인터뷰·취재) 하지 않을까? 《아피야의 하얀 원피스》를 되읽으며 풀노래를 듣는다. 그림책에까지 ‘-의’를 넣고 ‘원피스’란 영어를 그냥 쓰지만, “아피야 이야기”일 뿐이고, “아피야네 흰치마”이면 될 텐데. 멋부리지 않으면 좋겠다. 글책도 그림책도 삶만 다루기를 빈다.
#aStoryAboutAFIYA #JamesBerry #AnnaCunha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