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9.25.

나는 말꽃이다 105 ‘참·거짓’하고 ‘진실·사실’



  낱말을 고르고 가려 올림말로 삼고서 뜻풀이를 붙이고 보기글을 살피고 달 적에는 늘 한 가지 마음입니다. ‘참말’은 올리고 ‘거짓말’은 안 올립니다. ‘참빛’을 품도록 북돋울 말을 곁에 두고 ‘거짓빛’으로 물들이려는 말은 손사래칩니다. 우리말 ‘참 = 차다 + 앎’이요, ‘거짓 = 겉 + 짓’인 얼개입니다. 비지도 모자라지도 않고, 기울지도 치우치지도 않고, 넉넉히 새롭게 솟고, 아름다이 나눌 줄 알며, 네 철을 고루 품는 숨결이기에 ‘참’입니다. 스스로 텅 비어서 아무것도 없거나 모자라다고 여기는 마음이기에, 마치 있는 척하려고 꾸미는 죽음길이기에 ‘거짓’입니다. ‘참 = 참다움·착함·고움·사랑’이라면 ‘거짓 = 겉·겉치레·허울·눈속임’입니다. 한자말로 보자면 ‘참 ← 진실’이요, ‘거짓 ← 사실’인 얼개예요. 속으로 아름다이 빛나며 어디로나 피어나는 사랑이기에 ‘참·진실’이라면, 속이 비었기에 꾸미는 눈가림이기에 ‘거짓·사실’이에요. 한자말 ‘사실 = 겉으로 보이는 그대로’입니다. 속이나 마음이나 씨앗(알맹이)이 아닌 겉모습이나 옷차림만 보려는 ‘거짓·사실’이에요. 낱말풀이하고 올림말하고 보기글은 늘 참빛으로 흐르는 아름말·사랑말일 노릇입니다. 뜬말·거짓말·속임말을 거르고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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