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8.23.


《그림책은 알고 있지》

 최은영 글, 패트릭, 2021.8.30.



아침 일찍 움직인다. 부천에 새로 연 마을책집 〈빛나는 친구들〉을 찾아간다. 책짐을 바리바리 안고 걷는데 치마돌이(치마 두른 사내)를 처음 보는 듯한 아줌마 할머니가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그럴 수 있겠지. 그런데 아줌마 할머니 그대는 ‘바지순이’인걸? “남자가 왜 치마를?” 하고 따지기 앞서 “여자가 왜 바지를?”을 돌아보기를 빈다. 누구나 바지를 꿰기까지 순이(여성)가 얼마나 가시밭길을 걸었는가? 이 나라에서 그동안 순이가 짓밟혀 왔으니 돌이(남성)를 짓밟아도 되지 않는다. 우리가 어른으로 자라기까지 실컷 두들겨맞거나 고달팠기에 아이들을 때리거나 괴롭혀도 될까? 아니다. 우리가 어른으로서 펼 일은 오직 ‘사랑’ 하나이다. 인천 화수동 〈책방 모도〉를 들르고서 오랜만에 언니 얼굴을 본다. 몇 해 만일까. 인천 배다리 〈모갈1호〉하고 〈아벨서점〉에서 책을 산다. 다음달에는 〈삼성서림〉에 들러 책을 사야지. 저녁에는 우리말 이야기꽃을 편다. ‘하늘·한·해’로 열어 ‘이·입·혀’로 마무리했다. 《그림책은 알고 있지》을 읽으며 아쉬웠다. 글쓴이 어린날 수다가 너무 길고, 어른이 되어 펴는 모임 수다도 너무 길다. 막상 ‘그림책은 뭘까?’ 하는 글은 짧고 얕다. 오롯이 그림책으로 스며들면 넉넉할 텐데.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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