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그림책읽기 2022.9.20.

그림책수다 2 추천하지 않는다



  그림책을 알려야(추천해야) 하지 않습니다. 어느 책이건 ‘알림꾸러미(추천목록)’을 여미어야 하지 않습니다. 어느 그림책이건 기꺼이 만나서 스스럼없이 읽고서 즐겁게 나누면 넉넉합니다. “그래도, 나쁜 그림책이 있지 않겠어요? 이를테면 상업주의 그림책이나 질이 떨어지는 그림책이나?” “상업주의라 나쁘지 않아요. 상업주의는 그저 상업주의입니다. 질이 떨어지는 그림책도 질이 떨어질 뿐입니다.” “네?” “태어난 아이가 키가 작으면 나쁜가요? 태어난 아이가 시험성적이 떨어지면 질도 떨어지나요?” “네? 아니죠!” “예쁘지 않거나 잘생기지 않은 아이들은 못나거나 나쁜가요?” “말이 안 돼요!” “그런데 왜 그림책은 그렇게 가르려 하지요?” “…….” 이바지하지 않는 그림책은 없습니다. 우리는 그저 읽고 느끼는 대로 헤아려서 마음을 주고받으면 됩니다. 저마다 스스로 느낀 바를 거리낌없이 밝히면 됩니다. 그림님·펴냄터 이름값을 쳐다보지 말 노릇입니다. 오직 그림책만 바라보면서 우리 마음으로 어떻게 스며드는가를 느껴서 밝히면 돼요. ‘추천그림책’이 아닌 ‘아름그림책’을 찾아보면 됩니다. 아름답다고 느낄 그림책을 곁에 두기에 즐겁고 아름다워요. ‘아무 책이나’가 아닌, ‘어느 책이든’ 곁에 두셔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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