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8.14.


《소비사회의 극복》

 앨런 테인 더닝 글/구자건 옮김, 따님, 1997.4.1.



달책(잡지)에 싣는 글을 이제 끝내려고 생각한다. 그래도 끝까지 한 곳에는 나눔(자원봉사)으로 꽤 긴글을 실었는데, 이 달책에서 열다섯 살 큰아이가 빚은 그림꽃(만화)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해서 끝내기로 한다. 이 달책이 처음에는 어딘가 새롭다고 여겨 벌써 일곱 해째 글삯 없이 긴글을 보내었는데, 갈수록 ‘서양음악·건축’을 하는 사람들 이야기로 달책을 거의 채우니 숨막히더라. 멋잡이(예술가)가 싫을 까닭은 없으나, 멋만 부리는 사람은 버겁다. 살림을 하고 집안일을 하고 아이랑 뛰놀고 노래하는 하루가 없이 멋만 부리면, 삶이 뭐지? 《소비사회의 극복》을 새로 읽었다. 거의 스무 해 만에 되읽었지 싶다. 대단한 아름책 가운데 하나이나, 요새 이 책을 눈여겨보는 분이 드물다. 집안일을 하고 씻고 또 집안일을 하고 다시 씻고, 글일을 조금 하고 씻고 집안일을 더 하고서 드러누워 쉰다. 갈수록 풀벌레·매미·개구리 노랫소리는 우리 집을 뺀 마을 다른 집이나 논둑에서는 들을 길이 없다. 아주 없지는 않으나, 처음 전남 고흥에 깃들던 2011년에 대면, 요새는 멧새노래나 풀벌레노래나 개구리노래가 ‘없다’고 할 만큼 가녀리다. 그나저나 ‘소비사회를 이겨야’ 하지는 않다. 쓸 적에는 사랑으로 기쁘게 쓰면 될 뿐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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