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9.11.

숨은책 736


《韓國의 歲時風俗》

 최상수 글

 한국 민속학 연구소

 1960.11.1.첫/1969.11.5.2벌



  어릴 적에 무엇을 하며 놀았나 하고 생각하니 놀잇거리가 끝없이 떠오릅니다. 1987년까지 어린배움터(국민학교)를 다녔는데, 열세 살에 이르도록 누린 놀이는 책으로 두툼하게 쓸 만하더군요. 사냥은 안 했으나 새바라기는 즐겼습니다. 어버이 옛시골인 당진에 나들이를 가면, 그곳 언니·누나 들이 손을 잡고서 메추리알을 줍는다든지 개암나무를 찾아 숲을 헤친다든지 나무를 타고 열매를 딴다든지 개구리랑 메뚜기를 굽는다든지, 이리로 저리로 이끌었고, 밤마다 별잔치를 누렸어요. 여느때에는 마을·골목·배움터에서 갖은 놀이를 합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틈을 타고 짬을 내어 놀아요. 《韓國의 歲時風俗》은 어린이일 적부터 읽었습니다. ‘나를 낳은 어버이’는 예전에 뭘 하고 놀았을는지 궁금하거든요. 어릴 적엔 빌려서 읽은 책을 2005년에 헌책집에서 다시 만나는데, 그때 1000원짜리 종이돈 둘을 끼워놓고 몇 마디 글을 남겼더군요. 아스라한 일은 아스라할 뿐 사라지지 않습니다.


“지난날 일하던 출판사에서 자료로 쓰고자 사 두었던 책 하나. 너 참 오랜만이다. 반갑구나. 고맙구나. 이렇게 널 여기서 다시 만날 줄이야. 곱게 잘 빚어낸 책 한 권은, 어느 헌책방에서건 틀림없이 알아볼 것이고, 갖출 것이다. 그러면 나는 두 손에 시커멓게 책먼지 묻혀가며 너 하나 찾아내고자 무던히 애를 쓸 테지. 이제 너는 내게 왔구나. 네가 내 곁에 머무는 동안은 너와 함께 오붓하고 즐겁게 네 속살을 마음껏 느끼며 지내고 싶구나. 2005.3.17.나무. 서울 노고산동 〈숨어있는 책〉 ㅎㄲㅅㄱ.”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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