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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46
고정순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4월
평점 :
숲노래 책읽기/숲노래 그림책 2022.8.26.
읽었습니다 174
서울로 바깥일을 다녀오노라면, 어마어마하게 들어찬 잿빛집에 숱하게 많은 사람들이 차곡차곡 깃들어서 엄청나게 쓰는 삶이라고 느낍니다. 밥도 물도 옷도 기름도 끝없이 쓰고, 쓰레기도 수북하게 나오면서, 풀벌레나 풀꽃이 깃들 틈새 하나 없습니다. 그러나 서울만 이렇지 않습니다. 모든 고장이 서울을 닮거나 서울보다 크려 합니다. 이제는 시골조차 서울따라지로 흘러요. 《잘 가》를 읽으면서 ‘서울사람이 보는 눈’이 아닌 ‘시골이나 들숲바다에서 보는 눈’이라면 달리 엮고 그렸으리라 생각합니다. ‘사람이 보는 눈’이 아닌 ‘숲빛(지구생명체)이 보는 눈’일 적에도 확 달랐을 테고요. 들풀이나 들짐승 눈으로 본다면, “바보스럽게 살며 바보스럽게 스스로 쳇바퀴에 갇혀 서울굴레로 종살이를 하는 사람들아, 잘 가. 너희 사람은 종(노예)이면서 종인 줄 모르는 채 잘난 줄 아는구나.” 하고 읊으리라 느껴요. 그림책을 가르침(교훈)으로 어른 눈높이에 맞춰 엮으면 무겁고 딱딱합니다.
《잘 가》(고정순, 웅진주니어, 2022.4.22.)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