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7.24.
《별자리들》
이주원 글, 꿈꾸는인생, 2021.8.20.
골짝마실을 한다. 불어난 물에 몸을 맡긴다. 함박비는 골짝물을 북돋우고, 이 골짝물은 땅으로 스미다가 새삼스레 한쪽으로 모여서 기운차게 물살을 이룬다. 쏠처럼 떨어지는 자리에 머리나 등판이마 웃몸을 맡기면 쏠물이 두두두둑 두들긴다. 어마어마한 무게인데 가볍다. 쏠물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두두두둑 주물러 준다. 날마다 한나절을 골짝물이나 냇물로 몸을 씻으면 마음을 저절로 씻을 만하리라. 다시 말하자면, 돌봄터(병원)를 더 세우거나 돌봄이(의사·간호사)를 더 늘린다고 해본들, 사람들은 튼튼몸이 되지 않는다. 돌봄터나 돌봄이는 확 줄이는 길이 낫다. 잿빛(도시)도 줄이고, 숲을 늘릴 노릇이다. 숲은 만들 수 없다. 사람들이 잿터(도시)를 비우기만 하면 된다. 풀꽃나무는 열 해나 스무 해나 서른 해나 쉰 해에 걸쳐 천천히 모든 잿자리(땅이 망가진 도시)를 숲으로 돌려놓아 준다. 《별자리들》을 읽었다. 별빛이나 별자리나 별밤 이야기를 조금 더 쓴다면 한결 나았으리라 생각한다. 글님 삶걸음 이야기에 별하고 얽힌 마음빛을 아직 덜 갈무리했다고 느낀다. 오래도록 지켜보아야 삶을 잘 알지 않는다. 별처럼 마음을 밝히면서 고요히 숨을 가누면, 언제나 어디서나 마음노래를 글로 옮길 만하다고 느낀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