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7.18.


《가슴이 콕콕》

 하세가와 슈헤이 글·그림/김숙 옮김, 북뱅크, 2017.11.15.



고흥에 함박비가 드디어 온다. 가문 시골을 촉촉히 적시고 말끔히 씻어 줄까. 함박비가 온 이튿날은 골짝마실을 하면 즐겁다만, 오늘은 서울하고 부천에 수다꽃을 펴러 마실을 간다. 비가 쏟아지는 새벽나절 두 아이가 마을 앞까지 나와서 배웅을 한다. 잘 놀렴. 하루를 기쁨으로 그리렴. 오늘을 언제나 새롭게 맞이하렴. 숲노래 씨도 수다꽃 마실길을 기쁘게 매듭지을게. 시골버스를 타고 시외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고서 서울 잠실나루에 닿는다. 바깥일을 보러 다닐 적에는 밥도 물도 안 먹으면서 가벼이 움직인다. 〈서울책보고〉에서는 부산 헌책집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윽고 전철을 다시 타고서 부천 원미동으로 간다. 〈용서점〉에서는 ‘모임·두레·품앗이’라는 오랜 우리말이 어떻게 결이 다르고 말밑이 새삼스러운가 하고 짚으면서, 우리가 다 다른 마을에서 다 다르게 빛나는 자리를 가꾸는 바탕을 사랑으로 다스리면 스스로 웃고 노래할 만하다는 이야기를 편다. 《가슴이 콕콕》은 두 아이가 서로 콕콕 찌르는 말로 갈라서다가 빗물이 톡톡 찾아들어 달래듯 새롭게 얼굴을 마주하면서 부드러이 앙금을 푸는 줄거리를 들려준다. 사랑으로 여기면 쿡쿡 찌르는 말이 안 나온다. 사랑으로 들으면 모두 반갑고, 사랑인 줄 모르면 다 밉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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