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사람노래 . 존 오듀본 2022.7.20.



하늘을 날고 나무에서 자고

바람을 가르고 바다서 놀고

숲을 고스란히 노래하면서

사람한테 찾아오는 새


하늘하고 땅 사이에 있네

언제나 새롭고 반짝거리네

철빛을 알려주고 하루를 열고

아이들을 무척 사랑하지


사람이 사람답다면

“아늑하고 즐거운 집”을

‘둥지’나 ‘보금자리’로

이르는 속뜻을 헤아리겠지


구름에 앉아 쉬는 새처럼

함께 별빛줄기 타고 날아

온누리에 새록새록

아름다이 꿈씨를 심자



집안이 넉넉하더라도 안 배우는 사람이 있어요. 스스로 마음이 서야 배웁니다. 어버이가 밀어야 배우지 않아요. 우리가 스스로 나서고 마음을 일으켜야 배웁니다. 존 오듀본 님은 아버지 일을 이어받다가 그만 쫄딱 무너지기도 했는데, 스스로 사랑한 ‘새 그리기’를 즐거이 펴면서 살림을 꾸렸습니다. 존 오듀본(1785∼1851) 님처럼 새를 이웃으로 삼아서 그림으로 옮긴 사람이 아직 없다시피 하던 무렵이라, 이녁 그림은 사람들 마음을 움직였어요. 사냥감으로 바라보는 새가 아닌, 이 별에서 숲과 하늘과 바다와 땅을 기쁘게 노래하며 사람 곁에서 삶을 속삭이는 숨결로 새를 바라보도록 이끄는 징검다리가 되었습니다. 새가 살기에 사람도 살 만한 터요, 새가 떠나면 사람도 살아갈 수 없는 곳입니다. 새는 하늘하고 땅을 잇는 ‘사이’요, 늘 ‘새롭게’ 깨어나서 노래를 들려주는 숨결이에요. 붓을 쥐어 새를 그림으로 담는 사람은, 스스로 삶을 노랫가락으로 꿈꾸는 마음을 가꾼다고 할 만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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