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7.12.


《노래하는 복희》

 김복희 글, 봄날의책, 2021.9.3.



아침에 비가 마른다. 낮에 해가 돋는다. 자전거로 면소재지 우체국을 다녀온다. 선선히 흐르는 바람을 누린다. 작은아이는 새삼스레 〈인터스텔라〉를 들여다보고 싶단다. 사람들 스스로 바보스레 ‘드넓은 옥수수밭’을 일구는 모습을 다시보고 싶다고 하는구나. 오늘날 사람들은 ‘농업’이란 이름을 쓰지만 ‘흙살림’이 아니다. 흙을 살리면서 사람도 살아나는 길이 아닌, 온통 죽임물(농약·화학비료·비닐)에다가 쇳덩이(농기계)로 흙을 짓밟는다. 일본스런 ‘대단위농업’이란 한자말은 ‘공업’일 뿐이다. 바탕이 흙일 뿐, 모든 다 다른 씨앗을 그저 똑같이 틀에 가두는 길이다. 《노래하는 복희》를 읽었다. 어린노래(동요)를 바탕으로 줄거리를 짜는 결이 새삼스럽되, 글마다 미움이란 마음이 가득하다. 요새는 이렇게 미움을 드러내는 글을 써야 팔리고 읽히나? 쓰는이도 읽는이도 그저 미움을 누리고 싶은 마음일까? 글(문학·신문기사)뿐 아니라 그림(그림책·영화·연속극)도 온통 미움밭이다. 미워하고 싸우고 죽이고, 이러다가 다치고 멍울(트라우마)을 쌓고, 생채기(상처)를 안 다독이면서 내내 끌어안는 얼거리가 ‘재미’있을까? 나는 노래를 참 못 부른다고 하는데, 어릴 적에는 나 같은 아이도 끼워 주며 다들 신나게 놀았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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