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7.10.


《시간창고로 가는 길》

 신현림 글·사진, 마음산책, 2001.3.10..



더위란 무엇일까. 더위는 왜 찾아들까. 안 덥냐고 묻는 분이 많은데, “왜 더워야 해요?” 하고 되묻는다. “가난해서 살기 힘들잖아?” 하고 묻는 분한테 “가난하다고 왜 힘들어야 해요? 가멸차면 안 힘들어요?” 하고 되묻는다. 아이를 돌보기 어렵다는 분한테는 “아기를 돌보는데 왜 어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기가 밤새 잠을 못 이루면 옆에서 밤새 다독이면 돼요. 다독임이 어렵거나 힘들다는 생각을 자꾸 하니까 어렵거나 힘들 테지요.” 하고 얘기한다. “숲노래 씨니까 그렇게 말하지, 모든 사람이 어떻게 그래?” “아기를 볼 적에는 아기만 보셔요. 그리고 아기를 보는 나(참나)를 가만히 떠올려요. 그러면 돼요. 책을 볼 적에는 책만 봐야 책을 알고 스며들지요. 책이 아니라 하늘이나 부릉부릉 소리를 쳐다보면 책을 알겠습니까?” 오늘도 이불빨래를 한다. 사마귀 허물을 본다. 이제 곳곳에 사마귀 허물이 쏟아지겠구나. 저녁바람을 느끼며 《시간창고로 가는 길》을 곰곰이 생각한다. 신현림 님은 무엇을 꿈꾸는 삶일까? 틀(제도권)에 깃들어 눈길을 받고서 이름을 높이기를 바라나? 이름꾼(유명인)이 되어 글삯을 잔뜩 누리고 싶은가? 아니면 사랑으로 하루를 지으면서 스스로 노래하는 빛이 되고 싶은가? 한길과 새길만 가면 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