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8.8.

숨은책 738


《제주도 민요집, 오돌또기》

 진성기 글

 우생출판사

 1958.3.15.첫/1960.7.1.2벌



  진성기 님이 제주 살림살이를 하나둘 건사하면서 손수 살림숲(박물관)을 차리고 숱한 책을 여밀 적에 ‘간첩신고’를 하는 사람이 꽤 있었다고 합니다. 걸어서 다니고, 번듯한 차림새가 아니고, 허름하거나 수수한 살림살이를 살피고, 할매할배한테서 이야기를 들으려는 사람이라서 ‘간첩’으로 여겼다지요. 까맣게 빼입고, 부릉부릉 몰고, 높다란 잿빛집(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간첩’으로 여기지는 않는 듯합니다. 그러나 둘레(사회)나 나라(정부)에서 어떻게 쳐다보든, 이 땅을 가꾸고 사랑하며 살아온 사람들 땀방울을 헤아리는 손길이기에 《제주도 민요집, 오돌또기》를 일굽니다. 제주뿐 아니라 나라 곳곳에 노래가 널리 흘렀는데 막상 우리 들노래·일노래·살림노래·소꿉노래·자장노래를 건사하려던 붓바치(지식인·작가)는 없다시피 했습니다. 우리는 《조선왕조실록》이 아닌 “우리 노래”를 새롭게 읽고 느끼고 부르고 오늘 터전을 헤아리면서 지을 줄 알아야지 싶습니다.  《오돌또기》를 낸 ‘우생출판사’는 1945년에 제주에서 연 〈우생당〉에서 차린 펴냄터이고, 한겨레싸움(한국전쟁) 불씨에서 벗어나려고 제주에 깃든 계용묵 님이 애써서 엮었다고 합니다. 알아보는 눈은 살림빛을 돌보면서 이야기씨앗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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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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