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2.8.5.

오늘말. 또래집


아픈곳을 찌르니 아프다고 외칩니다. 아픈데를 치니 불뚝불뚝 일어섭니다. 덜미를 잡히니 기운을 못 낸다지만, 슬기롭거나 착하게 살아간다면, 흉을 잡힐 일이 없습니다. 아파서 멍이 들고 멍울로 맺히는데, 스스로 아프다고 자꾸 여기기에 멍을 키우고 멍울이 퍼지기도 합니다. 얼핏 보면 빈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으나, 새롭게 보면 빈곳에 오늘부터 새롭게 가꾸어서 채울 수 있어요. 빈틈이기에 끼워맞추지 않아요. 알맞게 살리려고 즐겁게 북돋우는 한가운데로 삼습니다. 남들이 하니까 뒤따르는 마음이 아닌, 잠자코 흐름을 살피고서 느긋이 나아가는 마음이기에 씩씩해요. 풀꽃나무를 헤아리지 않는 옆집이라면 풀죽임물(농약)을 잔뜩 쓰거나 나무를 마구 베겠지요. 푸른숲을 품으려는 이웃집이라면 개구리노래를 함께 누리면서 마을에 멧새가 내려앉도록 나무를 심을 테고요. 마음이 맞기에 서로 동무하는 살림길로 나아가는 어깨장사를 이룹니다. 한벗이 되어 장사를 하고, 나란히 손잡고 걸어가듯 나란장사를 해요. 그저 옆에만 있다면 옆가게예요. 도란도란 어울린다면 또래가게입니다. 새도 풀벌레도 개구리도 사람 곁에서 또래집을 일구며 함께삽니다.


ㅅㄴㄹ


또래장사·또래가게·또래집·이웃장사·이웃가게·이웃집·어깨장사·어깨가게·어깨집·옆장사·옆가게·옆집·같은장사·같은가게·나란장사·나란가게·나란집·한가게·한장사·한벗가게·한벗장사 ← 동종업, 동종업자


아픈데·아픈곳·덜미·흉·멍·멍울·비다·빈곳·빈틈·샅·사타구니·가운데·복판·한가운데·한복판·큰곳·그곳·거기 ← 급소(急所)


고분고분·얌전하다·끄덕이다·길들다·물들다·말을 잘 듣다·듣다·받아들이다·맞추다·꿰어맞추다·끼워맞추다·둘러맞추다·틀에 맞추다·판에 맞추다·따르다·뒤따르다·잠자코 ← 순응, 체제순응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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