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2.8.5.
오늘말. 화끈하다
흔히들 아이는 어버이한테 자랑이라고 하는데, 어릴 적에 이런 말을 들을 적마다 갸우뚱했어요. 날마다 두들겨맞고 꾸지람을 듣는데 어떻게 자랑이나 빛살일까 싶더군요. 툭하면 맞을 적마다 왜 태어났는지 알 길이 없었고, 까닭도 없이 맞거나 꾸지람을 들으면 그저 내 탓이거니 여겼습니다. 오늘날에도 아이를 때리는 어버이가 있을 테지만, 예전처럼 주먹을 추레하게 휘두르는 이는 확 줄었습니다. 다만 어른아이 사이에서 주먹이 덜 오가되, 또래 사이에서는 따돌리면서 때리는 지저분한 짓이 다 사라지지 않았고, 막나가듯 사납게 구는 어린이·푸름이·젊은이도 적잖습니다. 어떤 마음에서 비롯하는 바보짓일까. 어떤 마음에서 나오는 엉터리일까요. 사랑을 심기에 사랑이라는 열매를 얻습니다. 사랑이 없는 삶이기에 하나도 안 빛나는 삶입니다. 처음부터 무엇이든 잘 할 줄 아는 아이가 없을는지 모르나, 누구나 처음에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태어났어요. 아이 앞에서 얼굴이 화끈할 만한 짓을 멈추는 어른들이기를 바라요. 낯뜨거운 모습을 이제는 참으로 창피하게 여기면서 엉큼짓도 씻어내기를 바라요. 이제는 밝고 맑게 하루를 그려서 어깨동무를 해봐요.
나다·나오다·비롯하다·얻다·벌다·벌어들이다·짓다·뽑다·뽑아내다·열매·보람·자랑·빛·빛살·빛나다·생기다·태어나다·나타나다·불거지다·우러나오다·일다·일어나다·때문·탓·까닭·빌미·영문·처음 ← 소산(所産)
낯뜨겁다·화끈하다·엉큼하다·앙큼하다·응큼하다·벗기다·옷벗기다·발가벗다·맨살·맨살이 훤하다·추레하다·더럽다·지저분하다·새빨갛다·빨갛다 ← 선정적(煽情的)
노란새뜸·추레새뜸·노랗다·추레하다·지저분하다·더럽다 ← 황색신문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