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7.6.


《내가 예쁘다고?》

 황인찬 글·이명애 그림, 봄볕, 2022.6.1.



고흥읍 ‘학교밖 청소년 센터’에 간다. ‘학교밖 청소년 학습수당’ 비슷한 이름으로 두 아이가 저마다 다달이 10만 원씩 ‘학습교재 구입비’를 받기로 했는데, 이 몫을 받으려면 틈틈이 읍내로 가서 무슨 얘기(상담)를 해야 한단다. 참 대단한 벼슬꾼(공무원)이다. 그런데 ‘학교밖 청소년 센터’에서 일하면서 ‘청소년 및 학부모 상담’을 맡는 분은 책도 영화도 가까이하지 않는다고 하네. 그럼 뭘 하지? 책도 영화도 가까이 안 하면 아이들하고 무슨 얘기를 하나? 시험공부와 ‘인 서울’ 수다만 떠나? 더구나 시골에서 일하며 숲을 품지 않고 숲을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마음읽기나 하늘읽기를 하지 않고서, “무슨 밥을 먹느냐 무슨 공부를 하느냐” 같은 따분한 이야기를 왜 해야 할까. 가만 보면 ‘자리만 채우는 일자리(공무원)’가 끔찍하게 많다. 전라남도를 보면 군마다 몇 만 사람 안 사는데 벼슬꾼은 다들 1000을 훌쩍 넘는다. 미친나라이다. 《내가 예쁘다고?》를 읽었다. 우리 집 아이들은 시큰둥하다. 겉모습을 안 따지고, 늘 풀꽃나무를 곁에 두는 아이들이라면 이렇게 느낄 만하겠구나 싶다. 서울 아이들은 달리 느끼겠지. ‘좋아함’하고 ‘사랑’은 다른데, 이 대목을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