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6.26.
《권은중의 청소년 한국사 특강》
권은중 글, 철수와영희, 2022.6.25.
비는 오실 듯 말 듯한 하늘이다. 구름이 짙게 덮은 모습을 하루 내내 본다. 숲노래 책숲으로 가서 그동안 고인 빗물로 골마루를 닦는다. 비가 시원스레 온 날이면, 우리 책숲으로 삼는 옛배움터(폐교) 한켠에 빗물이 잔뜩 고인다. 가랑비가 뿌린 날이면, 빗물이 딱히 안 고인다. 《권은중의 청소년 한국사 특강》을 읽었다. 삶자취를 밥살림으로 헤아리려는 얼거리는 돋보이되, 첫 줄부터 “역사란 인간이 자연과 그리고 인간과 투쟁하며 써 내려가는 기록입니다(15쪽).” 하고 적어서 소름이 돋았다. 사람은 숲하고 못 싸운다. 숲하고 싸워서 이기려고 하면 사람은 다 죽는다. 숲을 밀거나 망가뜨리면 사람한테는 죽음길뿐이다. 또한, 사람이 사람하고 싸워도 사람이 다 죽는다. ‘사람을 바보로 내몰려는 우두머리·글바치’가 뒤튼 ‘거짓글(위장된 역사)’로 본다면 ‘역사 = 싸움길’이요, 아이를 사랑으로 낳아 함께 살림하며 누린 삶으로 본다면 ‘역사 = 살림길’이다. 옛이야기는 모두 빗대는 말인 줄 안다면, 단군 옛이야기에 나오는 ‘쑥과 마늘’을 ‘적힌 자취(기록된 역사)’가 아닌 ‘삶·살림을 헤아려야’ 알아챌 수 있다. ‘쑥 = 나물’이요, ‘마늘 = 남새’이다. 쑥은 저절로 돋는 풀이요, 마늘은 심어서 가꾸는 열매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