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글쓰기 2022.7.20.
누구나 글꽃
1 글을 쓰고 싶으면
글을 쓰고 싶다고 말씀하는 모든 이웃님(어린이·푸름이·어른)한테 똑같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누구나 글을 즐겁게 쓰면서 저마다 글빛으로 아름답게 물들 수 있어요. 누구나 삶을 글로 기쁘게 옮기면서 저마다 글꽃으로 사랑스레 피어날 만합니다.
ㄱ. 아기를 낳으셔요. 아기를 사랑으로 돌보셔요. 함께 아기를 낳아 사랑으로 돌볼 짝님을 만나야겠지요. 스스로 사랑님으로 거듭나면서 곁님하고 보금자리를 가꾸는 길을 걸어가면 넉넉해요. 또는 혼자인 아기나 아이를 받아들일(입양) 수 있습니다.
ㄴ. 집안일·집살림을 하셔요. 틀(기계)을 되도록 적게 쓰거나 아예 안 쓰면서 손으로 스스로 집안일·집살림을 하셔요. 빗자루랑 걸레로 쓸고닦으면 되고, 틀빨래(세탁기 쓰기)가 아닌 손빨래를 하면 되며, 아기 똥오줌기저귀를 삶고 손으로 헹구면 되지요. 스스로 밥을 짓고, 옷을 손질하거나 지으며, 집을 손질하고 지을 수 있으면 돼요.
ㄷ. 맨손·맨발·맨몸으로 나무를 타고 노셔요. 풀꽃나무·풀벌레·해바람비·들숲바다·별·새·뭇목숨하고 마음으로 이야기를 하셔요. 돌하고 모레하고 냇물하고 이슬하고 빗방울에도 숨결이 흘러요. 사람도 똑같이 숨결이 흐르고요. 모두 다른 몸이되 같은 숨결이기에, 스스로 마음을 열거나 틔우거나 깨우면 언제나 마음으로 반가이 만나서 이야기꽃을 피울 만합니다.
ㄹ. 노래하고, 춤추고, 수다를 나누고, 마음껏 노셔요. 눈치를 보려 하지 말고, 스스로(참된 나)를 바라보기로 해요. 남을 쳐다보지 말고 나를 마주하기로 해요. 둘레(사회)에 휘둘리지 말고, 나를 나답게 나로서 가꾸는 오늘을 바로 이곳에서 저마다 우리 나름대로 살림하고 사랑하기로 해요.
ㅁ. 이러고서 틈이 나면, 돈을 버는 일(직업)을 해도 됩니다.
이렇게 다섯 갈래 길을 걸어가면, 글감은 저절로 쏟아지게 마련이니, 누구나 글을 신나게 쓰고 서로 나누고 책이 태어납니다. 글감이 저절로 쏟아질 삶·사랑·살림·숲을 이루고 누리고 나누는 하루를 지은 다음에 실컷 글을 쓰기로 해요.
꼭 “글을 쓰려고 글쓰기를 배울 생각은 집어치우기”로 해요. “삶을 사랑으로 짓고 살림을 즐겁게 숲빛으로 아이들하고 함께하기”로 나아가면 누구나 ‘글님’입니다. 글순이에 글돌이로 피어나지요. 우리는 ‘작가’란 허울을 뒤집어써야 글쓰기를 할 수 있지 않아요. 살림순이로 삶을 사랑하기에 글순이로 이어요. 놀이돌이로 살림을 노래하기에 글돌이로 이어요. 사랑순이로 숲을 품기에 글순이로 빛나요. 사랑돌이로 아이를 돌보는 상냥하고 어진 마음빛이기에 글돌이로 반짝여요.
살림님·삶님·사랑님·숲님으로 살면 누구나 저마다 다르게 아름다이 ‘글님·말님·수다님·이야기님’으로 깨어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