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28 종이책
굳이 종이책만 읽어야 할 까닭은 없습니다. 사람들이 종이책을 멀리하고 누리책(전자책·이북)을 가까이하기에 나쁠 일은 없습니다. “책이란 뭘까?”를 생각하면 됩니다. “책은 삶에 어떻게 이바지할까?”를 살피면 돼요. “책으로 무엇을 배우고 삶을 어떻게 책에 담나?”를 헤아리면 되어요. “책읽기란 뭐지?”를 돌아보면 넉넉하고, “책을 읽는 눈빛은 스스로 어떻게 거듭나는가?”를 알아보면 즐겁습니다. “누가 책을 왜 쓰고, 내가 책을 쓴다면 어떤 이야기를 담겠는가?”를 가만히 짚으면 우리는 누구나 빛나는 하루를 짓게 마련입니다. 모든 곳이 길입니다. 남이 따로 내놓은 데만 길이지 않습니다. 남이 내놓은 길을 따라가기에 ‘길든다·길들인다’고 합니다. 스스로 꿈을 그리는 마음을 따라서 어디이든 홀가분하게 노래하고 춤추며 나아가기에 ‘찾는다·누린다’고 합니다. 종이는 나무한테서 얻습니다. 종이로 바뀌는 나무는 숲을 이루지요. 종이에 글을 담는 살림은 붓이요, 붓도 나무한테서 얻습니다. 붓을 다듬는 나무도 숲을 이뤄요. 숲에서 얻은 살림으로 숲빛을 담는 ‘종이책’을 지어서 나눌 수 있고, 스스로 숲을 품는 살림을 일구어 언제나 숲말을 펴고 듣고 나누면서 숲빛으로 하루를 짓는 숲사람으로 살 수 있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