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6.17.


《옥상 바닷가》

 페이스 링골드 글·그림/조은 옮김, 딸기책방, 2022.6.13.



고흥살이 열두 해 만에 면소재지 도화초등학교 길잡이(교사)가 처음으로 우리 책숲에 찾아온다. 숲노래 책숲에 오는 만큼 먼저 여러 가지 책을 둘러보고 만지고 생각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랐는데, 어린이책·그림책 이야기랑 어린이를 돌보는 살림길 이야기를 하려나 싶더니, 아니로구나. 버금어른(교감)이라는 분은 ‘우리집 놀이터’를 누리는 두 아이한테 “언제라도 생각이 있으면 학교로 오라”는 말밖에 하지 않는다. “학교에 오지 않으면 혜택이 하나도 없다”는 덧말도 한다. 이들이 열두 해 만에 온 뜻이란 고작 이 때문이었구나. 어린이책을 안 읽고 그림책을 모르면서 어떻게 어린길잡이(초등교사) 노릇을 하지? 꼭 책을 읽어야 길잡이 노릇을 할 수 있지 않다만, 어린길잡이라면 하루에 한 자락쯤 어린이책·그림책을 읽어야 한다고 본다. 책읽기가 힘들면 그만두시라. 스스로 안 배우는 사람이 무슨 길잡이인가? 《옥상 바닷가》를 읽었다. 이 그림책 줄거리랑 “Tar Beach”란 책이름을 나란히 놓고 보면, ‘검은이(흑인)를 따돌리던 지난날 미국을 가볍게 나무라면서 ‘새까만 하늘칸(옥상)’에서 훨훨 바람을 타고 노는 아이 꿈길을 들려주니, “까만 바닷가”쯤으로 책이름을 붙이면 한결 어울리리라 느낀다. 옮김말이 조금 아쉽다.


#TarBeach #Faithringgold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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