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아줌마 - 제5회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수상작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18
윤나리 글.그림 / 현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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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6.29.

그림책시렁 984


《산 아줌마》

 윤나리

 현북스

 2016.1.11.



  한자 ‘산(山)’을 쓰는 일은 안 나쁘지만, 이 한자를 그냥그냥 쓸 적에는 우리가 먼먼 옛날부터 ‘산’이라는 한자가 없이 살아오면서 이 터에 심은 숨결이며 넋이며 마음을 하나도 모르거나 등지게 마련입니다. 이러다가 우리말에 흐르는 빛살을 모조리 놓치거나 잊으면서 헤매요. 우리말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째 ‘메·뫼’가 있고, 둘째 ‘갓’이 있으며, 셋째 ‘오름’이 있습니다. 스스로 생각해 볼 노릇입니다. 왜 우리말 ‘메·갓·오름’은 한자 ‘산’에 밀려야 할까요? 우리말 ‘갓’하고 순이(여성)를 가리키는 ‘갓(가시내)’이 같은 말밑인 줄 아는지요? 《산 아줌마》를 읽으며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겉에는 ‘제5회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수상작’이란 글씨를 새기는데, 들숲을 품는 ‘멧갓’이라면 ‘서울 아줌마’가 아니라 ‘시골순이’를 그릴 노릇 아닐까요? 순이도 돌이도 숲을 잊고 시골을 버린 삶이라면 ‘멧갓’을 품는 길하고 멀 뿐입니다. 스스로 푸르게 피어나지 않는다면 그저 말잔치에 허울이 가득할 뿐이에요. 숲·시골·멧갓은 ‘서울사람이 놀러가는 데’가 아닌, 온숨결이 태어나고 자라는 삶터·살림터·사랑터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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