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6.14.

오늘말. 먼눈


가까이에 있으나 잘 보이지 않아서 키워서 보려 합니다. 멀리 있기에 잘 안 보이는구나 싶어 확 끌어당겨서 보려 하고요. 가까이에 있는 조그마한 숨결을 키워서 보는 ‘키움눈’입니다. 키우는 눈이기에 ‘키움거울’이기도 해요. 멀리 있어도 보도록 이바지하는 ‘먼눈’이에요. 멀리 있기에 잘 보도록 돕는 ‘멀리보기’이고요. 여러 살림을 만지면서 조임쇠를 맞춥니다. 큰조임쇠로 척척 움직이고서, 잔조임쇠로 살살 헤아려요. 보는판에 놓은 숨결을 키움눈으로 보면서 이모저모 알아보려고 해요. 우리 곁에 있으나 미처 못 느낀 숨빛을 차근차근 맞아들이고 싶습니다. 이 바다에는 어떤 물톡톡이가 있을까요. 저 냇물에는 어떤 물톡톡이가 물살림을 펼까요. 이웃을 스스럼없이 만나서 이야기합니다. 동무를 환하게 반기며 웃습니다. 서로 티없는 눈망울로 마주하면서 노래하고, 함께 해밝게 생각을 나누며 오늘을 누려요. 거짓없는 마음으로 하늘빛을 품습니다. 이슬같은 마음씨로 바다를 안지요. 보얀 손길로 살림을 가꾸고, 숫된 걸음으로 나들이를 갑니다. 곱게 들려주는 말은 곱상하게 온누리에 드리우고, 말갛게 펴는 꿈은 이 별에 구슬처럼 흐릅니다.


ㅅㄴㄹ


잔조임쇠(작은조임쇠) ← 미동나사(微動螺絲)

큰조임쇠 ← 조동나사(粗動螺絲)

보임틀·봄틀·보임판·보는판·봄판 ← 재물대(載物臺)

물톡톡이 ← 요각류(橈脚類), 플랑크톤(plankton), 부유생물

키움눈(키움거울) ← 현미경(顯微鏡)

먼눈·멀리보기 ← 망원경(望遠鏡)

거짓없다·스스럼없다·곱다·곱다시·곱살하다·곱상하다·구슬같다·이슬같다·꾸밈없다·숫·숫되다·숫티·티없다·티끌없다·맑다·말갛다·보얗다·밝다·환하다·해곱다·해맑다·해밝다 ← 천진(天眞), 천진난만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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