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5.16.


《내가 만난 하나님》

 김승옥 글, 작가, 2004.5.3.



몸이 아직 덜 풀렸으나 광주마실을 간다. 달날(월요일)에는 쉬는 광주책집이 많다. 이태 만에 찾아가려는 책집은 이제 닫는다고 한다. 전라남도하고 인천은 우리나라에서 책을 가장 덜 읽는 고장이다. 둘은 늘 꼬랑지에서 누가 더 꼬랑지인가 하고 겨룬다. 전남에 순천이 없다면 아마 전남이 가장 꼬랑지이리라. 〈일신서점〉부터 들른다. 89살 할아버지는 얼추 예순 해를 책집지기로 살아오셨다지. 이다음에 들른 〈광일서점〉도 오래 이은 책집으로 손꼽을 만하다. 그러나 이분들이 일군 쉰∼예순에 이르는 책살림길을 전라남도도 광주도 못 알아본다. 저녁에 뵙기로 한 곳에 가기까지 틈이 길어 길에서 조금 헤매다가 〈ㅊ의 자리〉로 찾아간다. 이곳은 미리 여쭙고 깃들어야 하는 곳인데 미처 몰랐다. 시골내기는 이럴 적에 씩씩하게 “책 보러 고흥에서 왔어요.” 하고 둘러댄다. 이다음에는 미리 여쭙자. 《내가 만난 하나님》을 뜻깊게 읽었다. 김승옥 님이 하느님을 만난 이야기는 나도 비슷하게 겪었기에 눈을 반짝였고, 얼마 앞서 흙으로 돌아간 김지하 님하고 얽힌 이야기는 애틋하면서 가슴이 저린다. “죽음굿판”을 다룬 글을 왜 썼고, 이 글을 쓰기까지 이녁이 ‘운동권·지식인·작가’한테 얼마나 시달렸는가를 새삼스레 돌아본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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