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5.14.
《에코의 초상》
김행숙 글, 문학과지성사, 2014.8.18.
밤새 무릎·팔다리·등허리가 후끈후끈하다가 새벽에 이르러 잦아든다. 아무래도 어제 한나절을 함박비를 고스란히 맞으면서 자전거를 터덜터덜 끌며 집으로 걸어왔기 때문이로구나 싶다. 걷기랑 자전거를 사랑하는 삶이니, 앞뒤 바퀴가 모두 터진 자전거를 비실비실 끌었다고 느낀다. ‘걷기 + 자전거’인 셈이다. 새벽 세 시부터 하루를 연다. 아침 여덟 시 즈음 비로소 일을 쉬고서 잠든다. 구름 하나 없이 별빛이다가 햇빛인 하루이다. 이불말리기를 하기 좋다. 어제 바닷길에서 노래꽃 ‘빗길’을 썼다. 오늘은 ‘자전거’를 쓴다. 주디스 커 님을 헤아리며 ‘주디스 커’ 삶길을 노래꽃으로 써 본다. 빗길을 자전거를 끌며 보낸 터라 두 가지 노래꽃을 쓸 뿐 아니라, 한참 걸으며 주디스 커 님이 가싯길을 웃고 노래하며 보낸 밑힘을 떠올렸다고 느낀다. 《에코의 초상》을 읽으면서, 오늘날 숱한 어른노래(시문학)를 읽다가, 왜 이리 벼랑끝에 서는 말재주에 갇히는지 돌아보았다. 틀림없이 나라(정부)가 꽉 막힌 탓이 크고, 배움수렁(입시지옥)이 사람들 머리를 갉아먹고, 나눔살이 아닌 돈벌이(경제성장)만 앞세우는 바보짓 탓도 크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노래(시)는 더더욱 허물을 벗고서 나비로 깨어나는 사랑을 그릴 노릇 아닐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