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정말 행복해 다독다독 아기 그림책 8
김선영 지음, 배현주 그림 / 키위북스(어린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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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5.24.

그림책시렁 962


《난 정말 행복해》

 김선영 글

 배현주 그림

 키위북스

 2020.7.1.



  저는 안 쓰는 말이 꽤 많습니다. 이를테면 ‘즐겁다’나 ‘신난다’나 ‘기쁘다’나 ‘반갑다’ 같은 말조차 안 써요. 노래꽃(동시)을 쓸 적에는 이 낱말을 실컷 씁니다만, 스스로 살아가는 나날에는 아예 안 쓰다시피 합니다. 한자말 ‘행복’뿐 아니라 ‘즐거움·기쁨·신바람·반가움’을 안 쓰는 뜻은 쉬워요. 언제나 오롯이 ‘사랑’이란 마음으로 고요하면서 가벼이 흐를 생각이거든요. 아름다운 책을 만났고 읽었고 새겼고 글로 갈무리해서 이웃하고 나누었어도 굳이 즐겁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한 걸음을 떼었구나 하고 여겨요. 아이들이 뒤꼍에서 멧딸을 훑어서 한 톨을 입에 쏙 넣어 주셔도 기쁨이라고 나타내지 않아요. “고마워.” 하고 말하고서 빙그레 웃습니다. 웃고 노래할 뿐, 웃음하고 노래를 애써 ‘기쁨’으로 나타낼 생각은 없습니다. 《난 정말 행복해》를 펴며 곰곰이 아이들 말씨를 돌아봅니다. 어른하고 달리 아이들은 “신나!”나 “재미있어!”나 “즐거워!” 같은 말씨를 쉽게 터뜨립니다. 아니, 아이라면 이 여러 말씨를 늘 터뜨릴 만한 하루로 나아갈 노릇이라고 느껴요. 아이는 굳이 사랑이란 낱말을 안 쓰고 모르더라도 모든 말씨랑 몸짓이랑 노래가 사랑이기에 따로 “신나!”나 “기뻐!”로 터뜨릴 만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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