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2.5.13.

오늘말. 수다잡이


언짢은 일이 있으면 눈썹새를 찡그리는 사람이 있고, 거북하거나 어이없어도 빙그레 웃는 사람이 있어요. 짜증스럽기에 이맛살을 찌푸려야 하지 않아요. 마음이 맞지 않아서 참 싫다고 생각하느라 저절로 낯빛에 퍼집니다. 뭔가 막힌다 싶을 적에는 모든 일을 그 자리에서 멈추고 일어나서 하늘바라기를 하며 빛물결을 살핍니다. 하늘빛이 빛물결입니다. 구름덩이가 빛꽃물결이에요. 붓을 잡고서 물감을 입혀도 빛그림을 이루지만, 손가락으로 바람에 대고 척척 글을 써 보아도 빛글일 만합니다. 네가 나빠서 어긋나는 결이 있을는지 모르나, ‘네가 나쁘다는 생각을 내 마음바탕에 심은 탓’에 일그러지는 얼개라고 느껴요. 누가 나쁘거나 좋을 수 없습니다. ‘누가 나쁘거나 좋다는 생각’을 스스로 잣대로 세우는 길이지 싶어요. 아직 풀지 못 했으면 느긋이 풀면 돼요. 글감이 아직 안 나와서 붓을 못 놀린다면 바람을 쐬고 풀꽃을 쓰다듬고 씨앗을 묻고 나무를 쓰다듬어 봐요. 수다잡이처럼 말이 많아야 하지 않고, 놀라운 글꽃지기로 서지 않아도 돼요. 삶을 새록새록 쓰고, 풀빛을 새삼스레 옮기고, 빗방울하고 바닷방울을 새롭게 느끼면서 이야기를 짓습니다.


ㅅㄴㄹ


길·곬·자·잣대·뜻·결·밑·밑길·밑바탕·밑틀·밑동·밑판·밑절미·바탕·바탕길·얼개·얼거리·틀·틀거리·짜임새·짜임·흐름·판·하다 ← 원리(原理)


빛그림·빛살그림·빛꽃그림·빛물결·빛살물결·빛꽃물결 ← 홀로그램


눈썹사이·눈썹새 ← 미간(眉間)


아직·안 나오다·나오지 않다 ← 미간(未刊)


글꽃님·글꽃지기·글님·글꾼·글바치·글지기·글잡이·글쟁이·글쓴이·글쓴님·먹물·먹물꾼·먹물글님·먹물스럽다·붓잡이·붓꾼·붓님·붓바치·붓쟁이·붓지기·수다꾼·수다님·수다쟁이·수다꾸러기·수다잡이·수다지기·쓰는이·쓰는사람 ← 문필가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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