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2022.5.7.

얄궂은 말씨 729 : 낮은 몸을 만드는 것



이 보기글에는 한자말이나 영어가 없습니다. 한글로 잘 적습니다. 그러나 우리말씨는 아닙니다. 따로 “낮은 몸”이라고만 하면 어긋나지 않지만 “낮은 몸을 만드는”이라 하면 엉뚱합니다. 그리고 몸은 ‘만들’지 않습니다. 사람이 아닌 허수아비나 틀이라면 뚝딱뚝딱 똑같이 맞추는 ‘만들다’를 넣을 수 있겠지만, 사람으로 보자면 “몸을 가꾸는”이나 “몸을 쓰는”이나 “몸짓을 하는”으로 고쳐야 어울립니다. 우리말씨는 말끝을 ‘-ㄴ 것이다’로 맺지 않아요. 말끝에 붙는 ‘것’은 군더더기일 뿐 아니라, 일본이 총칼로 이웃나라를 짓밟던 무렵 퍼뜨린 말씨예요. ㅅㄴㄹ



가장 낮은 몸을 만드는 것이다

→ 가장 낮은 몸짓을 한다

→ 가장 낮게 몸을 움직인다

→ 가장 낮게 몸을 쓴다

《에코의 초상》(김행숙, 문학과지성사, 2014) 118쪽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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