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이야기꽃 2
하나다 하토코 지음, 후쿠다 이와오 그림, 이정선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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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2022.5.3.

맑은책시렁 270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하나다 하토코 글

 후쿠다 이와오 그림

 이정선 옮김

 키위북스

 2013.8.1.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하나다 하토코·후쿠다 이와오/이정선 옮김, 키위북스, 2013)를 읽었습니다. 꾸밈없이 말하면 걱정할 일이 없는데, 자꾸 꾸미며 말하다가 그만 스스로 펑 하고 터질 자리까지 아슬아슬하게 내닫고 마는 어린이 모습을 가만히 들려줍니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매한가지입니다. 꾸밈없이 말하고, 꾸밈없이 일하고, 꾸밈없이 생각하고, 꾸밈없이 살림하면 아름답습니다. 꾸미며 말하기에 안 아름답고, 꾸미며 일하기에 뒷돈을 빼돌리고, 꾸미려고 생각하니 겉치레나 눈속임일 뿐 아니라, 꾸미는 하루하루라면 스스로 지쳐떨어집니다.


  꾸밈없는 말글은 사랑을 담고 들려주고 나눕니다. 꾸미는 말글에는 사랑이 없고 온통 시샘에 미움에 짜증에 멍울에 응어리에 피고름이 흐릅니다. ‘꿈’은 즐겁고 아름다우나 ‘꾸밈’은 안 즐겁고 안 아름답습니다. 말밑이 같은 ‘꿈·꾸밈’인데 말끝 하나로 확 달라요.


  꾸미다가 늘어나는 거짓말도 이와 같지요. 돈을 바라지 않고서 ‘거저’ 맡거나 해주면서 사랑이 싹트는데, 돈만 바라다가는 그만 ‘거지’ 꼴이 납니다.


  거짓말이란, ‘거지 같은 말’이거나 ‘거지가 되어 쓰는 말’이거나 ‘스스로 거지라 여기는 말’입니다. 스스로 아무것도 없다거나 스스로 모자라다고 여기는 ‘내가 나를 깎아내리는 마음’에서 싹트는 거짓말이에요.


  참말이란, “가득한(찬) 말”입니다. ‘가득’이란 무엇일까요? 빈틈이 없을 뿐 아니라, 넘실넘실하면서 둘레를 살찌우는 숨결입니다. 한자말 ‘진실·허위’로는 우리 삶을 아이들한테 제대로 들려주거나 밝히기 어렵습니다. ‘꿈·꾸밈’ 사이에, ‘거지·거저’ 사이에, ‘참·차다·가득’ 사이에 무엇이 있는지 어른부터 스스로 돌아보고 아이한테 슬기로이 들려주기를 빕니다. 마땅한 얘기인데 ‘스스로·슬기’ 두 우리말도 말밑이 같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며 수수하게 참말을 할 줄 아는 꿈길을 가는 사람이기에 슬기롭습니다.


ㅅㄴㄹ


처음엔 콩알만 하던 거짓말이 얘기를 하는 사이 점점 커지더니 풍선처럼 커다랗게 부풀어 가고 있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바로잡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39쪽)


“저, 저는 거짓말을 하기 전으로 이동하고 싶어요.”“거짓말?” (64쪽)


그때 유나가 소리를 높였다. “사실은 저도 어제 엄마에게 거짓말했어요. 만화책을 읽고 있는데, 엄마가 강아지 뽀삐를 산책시키고 오라고 해서 숙제하고 있다고 거짓말했어요. 그러니까 저도 거짓말쟁이입니다.” (7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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