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4.29.

숨은책 677


《NEW LIFE ENGLISH-KOREAN DICTIONARY》

 류형기 엮음

 신생사

 1946.10.1./1947.1.15.3벌.



  《新生 英韓辭典》이라고도 하지만, 겉에는 《NEW LIFE ENGLISH-KOREAN DICTIONARY》처럼 영어만 박은 낱말책은 1946년에 나옵니다. 엮은이 류형기 님이 한글판을 내놓기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영일사전·일영사전을 썼어요. 그도 그럴 까닭이 일본이 총칼로 억누르며 우리말조차 못 쓰던 무렵에는 우리 낱말책조차 나오기 어려웠어요. 다만 1946년 8월 15일에 쓴 ‘머리ㅅ말’을 읽으면 새까맣게 한자말입니다. 사슬에서 풀렸어도 우리말·우리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까마득했다는 뜻이요, 글잡이(문필가·지식인)는 그동안 익숙하게 쓴 일본 한자말을 못 버렸습니다. ‘익숙하다’는 무엇일까요? 총칼사슬에서 풀렸으면 어깨동무하는 새나라를 그리면서 아이들이 앞으로 익힐 수수하며 환한 우리말·우리글을 어른부터 차근차근 배울 노릇 아닐까요? 자라날 아이들한테 낡은 사슬말(식민지 용어)을 물려줘도 될까요? 그런데 이 영한사전은 英和辭典(영일사전)을 베낀 판이요 책값도‘臨時定價 ¥375.00’입니다. 적잖은 글잡이는 일본 낱말책을 그대로 보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때만 해도 일본 낱말책을 베꼈다고 대놓고 밝혀야 한결 잘 팔렸다지요.


從來 學生界에서 愛用된 硏究社 《스쿨英和辭典》을基礎로하고, 同社 《新英和大辭典》, 富山房 《大英和辭典》, 大倉書店 《大英和辭典》, 三省堂 《英和大辭典》, 《콘싸이쓰英和新辭典》, Oxford Concise English Dictionary, Webster's Collegate Dictionary 等을參考하여 本辭典을 만들었다. (머리ㅅ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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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우리 낱말책(사전) 발자취는

하나부터 열까지

‘일본 낱말책 베끼기’였다.

이 민낯을 

글로 남긴 사람이 드물게 있으나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


굳이 이런 이야기를 쓴다면

배움터(대학교)나 일터(연구소)에서

눈치를 받는다고 하더라.


알면서도 쉬쉬한 민낯이자 뒷자취인데

떳떳이 밝히고 말끔히 털고서

새길을 갈 노릇 아닐까?


우리나라 영한사전은 아직도

이 사슬에 갇힌 채

우리 영어사전이 없다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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