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2.4.25.

오늘말. 시리다


봄가을이면 시골은 아침저녁으로 서늘합니다. 여름에는 선선하지요. 그렇지만 나무를 밀어내거나 풀밭을 잿빛(시멘트)으로 덮은 시골이라면 서울처럼 후끈하거나 끈적끈적해요. 상큼하면서 서늘한 새벽을 잃는 나라입니다. 새벽바람으로 일어나는 바지런한 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잊는 나라예요. 새벽노래처럼 새벽마련을 하는 손길은 있으나, 새벽빛을 읽는 눈길은 사라져요. 새가 깃들지 못하는 터전이라면 사람도 살아가기 힘듭니다. 새가 노래하지 않는 마을이라면 사람 사이가 메마르거나 시려요. 끝없이 부릉부릉 내달리는 길에는 새도 사람도 쉬지 못합니다. 총칼을 앞세워야 나라를 지킨다고 여기는 나라에서는 한숨이 늘고 눈물앓이가 퍼져요. 이 푸른별에서 여태 어느 누구도 총칼로 이웃을 아끼거나 돌본 적이 없어요. 총칼은 늘 죽임짓이라는 안타깝고 안쓰러워 슬픈 이야기만 엮었습니다. 바보짓이 미어터지는 길은 이제 그쳐야지 싶어요. 응어리로 구슬픈 삶터가 아닌, 어깨동무로 싱그러운 삶자리로 거듭나야지 싶습니다. 아늑한 꽃길을 미리 마련해서 아이들한테 물려주기를 빕니다. 어른이라면 먼저 사랑·꿈·노래를 갖추어 아이를 맞이해야겠지요.


ㅅㄴㄹ


새벽마련·새벽장만·새벽에누리 ← 선매, 예매, 예약, 예약구매, 사전구매, 얼리버드(early bird), 조조할인


먼저사기·먼저사다·먼저장만·미리사기·미리사다·미리장만 ← 선매, 예매, 예약, 예약구매, 사전구매, 얼리버드(early bird)


뉘우치다·아프다·슬프다·가슴아프다·가슴시리다·가슴이 찢어지다·구슬프다·눈물겹다·눈물나다·눈물꽃·눈물바람·눈물비·눈물빛·눈물구름·눈물앓이·마음앓이·마음아픔·미어지다·미어터지다·볼 수 없다·땅을 치다·씻을 길 없다·아프다·쓰리다·쓰라리다·아리다·시리다·한숨·안타깝다·안쓰럽다·씁쓸하다·아쉽다·응어리·은결들다·찢어지다·하늘눈물 ← 회한(悔恨), 회한의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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