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O 마오 10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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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4.18.

책으로 삶읽기 740


《마오 10》

 타카하시 루미코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2.3.25.



“그게 저주예요?” “마오 곁에 있는 네가 눈에 거슬렸을 거야. 그렇다고 너를 해치거나 죽이기라도 하면, 마오는 유라코를 용서하지 않겠지.” (37쪽)


“그래서 이야기로 네 마음에 쐐기를 박은 거야. 원래 말은, 언령(言靈)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말은 곧 저주야.” “말은, 저주.” “그래, 언어의 형태로 어떤 것을 전해서 상대의 마음을 속박하니까.” (38쪽)


“너도 시라누이도 정상이 아니야! 이제 와서 주술로 암살업을 벌이다니.” “이제 와서?” “시대에 뒤떨어졌단 말이야!” “흥. 인간은 변하지 않아. 900년 전이나 지금이나.” (120쪽)


“남을 시기하고 미워하고 저주하며, 되도록 제 손은 더럽히지 않은 채 죽이고 싶어하지. 그런 바람을 가진 자들은 어느 시대에나 변함없이 존재한다. 그러니 이 시대에도, 고코 가가 필요한 거야.” (121쪽)


“뭔가 무기를 줘.” “응?” “나도 좀더 도움이 되고 싶어. 이번에도 핫카가 싸우는 데 짐만 됐었고.” (167쪽)



《마오 10》(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2)을 읽는다. 거의 즈믄 해에 이르는 나날을 지켜본 이들은 ‘사람’이 품은 그악스러운 길을 노리면서 스스로 수렁을 짠다. 그런데 사람은 그악스러운 길만 품을까? 사람은 왜 그악스러운 길을 품었을까? 사람은 모름지기 그악스러운 길을 모르는 채 서로 사랑하는 숨결로 이 별에 태어나지 않았을까? ‘그악스러운 길’은 누가 사람한테 길들여 놓은 굴레일까? 누가 등을 떠밀기에 수렁에 빠지지 않는다. 아무리 등을 떠민다 하더라도 스스로 사랑인 사람은 수렁에 안 빠진다. 얼핏 수렁에 빠진 듯 보이더라도, 오롯이 사랑인 마음은 둘레를 모두 녹여내어 ‘처음부터 수렁이란 없었다는 듯이’ 치워낸다. 사랑이 아니기에 시샘을 하거나 미워한다. 사랑이 아니기에 짜증을 내거나 부아를 낸다. 사랑이 아니기에 괴롭히거나 괴롭다. 사랑이 아니기에 다투거나 겨룬다. 사랑이기에 손을 잡는다. 사랑이기에 어깨동무를 한다. 사랑이기에 마음으로 만나 하루를 노래한다. 《마오》는 ‘사랑이 싫고 미운 무리’한테 ‘사랑이란 누구나 마음 깊이 품은 빛’이라는 대목을 넌지시 보여주는 하루를 밝히는 줄거리를 차곡차곡 쌓아 간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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