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4.2.
《카지카》
토리야마 아키라 글·그림/오경화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1.30.
어제 큰아이랑 읍내를 다녀오면서 버스나루에 놓고 떡이랑 빵을 그대로 놓고 왔다. 큰아이가 모처럼 읍내 빵집에서 빵을 고르셨는데 상자째 놓고 오다니! 이튿날인 오늘 다시 읍내를 다녀올 일이 있어 나왔으나 우리가 짐을 놓고 온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다. 잘 되었다. 먹을거리가 하루를 넘기면 곰팡이가 피지 않겠나. 누가 가져가서 즐거이 누렸기를 빈다. 오늘 드디어 《곁책》에 이은 《곁말》 꾸러미(원고)를 매듭짓고 애벌글를 추슬러서 펴냄터로 보낸다. 숨을 돌린다. 요새 둘레에서는 벚꽃을 본다면서 왁자지껄할 텐데, 우리 집에서는 모과꽃을 기쁘게 맞이한다. 그래, 4월로 들어서는 이맘때는 모과꽃이지. 거리마다 모과꽃이 잔치를 이루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모과잎도 훑어서 ‘모과잎물(모과차)’을 우린다. 모과꽃이나 모과잎으로 잎물을 마셔 보면 다들 깜짝 놀란다. 모과알만 쓰는 줄 알았다고들 하지. 가벼이 일렁이는 바람하고 봄볕 사이로 새잎이 돋는다. 《카지카》는 토리야마 아키라 그림꽃 가운데 딱 하나 ‘푸름이한테 읽힐 만한’ 눈금이라고 느낀다. 이이는 왜 진작 이렇게 안 그렸을까? 얄딱구리한 그림은 좀 집어치우고, 오직 줄거리에 마음을 기울이면 이만큼 잘 그릴 수 있는데 말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