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활사박물관 9 - 조선생활관 1 한국생활사박물관 9
한국생활사박물관 편찬위원회(9권) 지음, 이태진 감수 / 사계절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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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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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열두 자락으로 나온 《한국생활사박물관》은 우리 발자취를 단출하게 여미면서 그림·빛꽃(사진)을 곁들여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한결 쉽게 받아들일 만합니다. 다만, 열두 자락에 이르는 겉그림만 보아도 어림할 수 있듯, ‘우리 발자취’라기보다는 ‘벼슬돌이 발자취’라고 할 만합니다. 벼슬자리에 선 돌이(남성)를 바탕으로 줄거리를 짭니다. 언뜻 보자면 우리 자취(역사)는 웃사내가 우두머리를 차지하면서 굴러온 듯싶으나, 곰곰이 보면 수수한 시골에서 조용히 흙을 일구어 아이를 낳아 보금자리를 돌본 손길이야말로 밑힘입니다. 책에 글로 남은 자취야 벼슬꾼이나 임금붙이 삶일 테지만, 책에도 글로도 안 남은 자취는 바로 우리 숨결로 흘렀고 우리가 쓰는 여느 말씨에 깃듭니다. 중국 한자말도 일본 한자말도 아닌 시골말과 삶말에 우리 살림살이가 있어요. 우리는 ‘고구려·고려·조선’이란 이름이 아닌,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온 길’로 발자취를 새로 읽어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생활사박물관 9 조선생활관 1》(편찬위원회 엮음, 사계절, 2003.7.20.)



노비는 이처럼 재산, 그것도 대를 이어 늘릴 수 있는 재산이었다. 부모 중 한 사람이 노비이면 자식도 노비가 되었다. 따라서 노비가 혼인하여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가 누구의 소유인가가 큰 관심거리였다. (31쪽)


관노가 없으면 관원의 먹을거리 조달을 비롯해 빨래나 청소 같은 각종 허드렛일을 할 사람이 없으므로 관아가 굴러갈 수 없었다 … (관노는) 관의 위세를 빌려 마을을 돌아다니며 질탕한 대접을 받을 수도 있었다. (43쪽)


조선 시대에도 시간은 미세한 단위까지 측정되었다. 그러나 농민에게 중요한 것은 여전히 농사와 연관된 자연의 리듬이었다. (77쪽)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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